본문 바로가기
제이의 방

집 청소하다가

by 올천사 2025. 4. 28.
반응형

 

평생을 일궈오던 농삿일을 접고

흙냄새 나는 시골을 떠나

엄마는

부산 동래에 이층주택을 사서

이사를 하셨다

 

이곳 저곳을 청소하던 날

필요물품을 사러 갔다 길을 잃어

새 집으로 돌아 갈 수 없는 길치인 나

나 보다 똑똑한 울엄마

나를 데리러 오셨다

 

정형외과 약 탓인지

내 혈압이 갑자기 올랐다

오메가3를 안먹어서 그런가 싶어

챙겨 먹었더니 하루만에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때는 몰랐다

 

엄마한테도 

오메가3를 사드렸다면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지진 않으셨을까

 

지금 알은 것을 그때도 다 알았으면

난 참 효녀였을 것이고

이렇게 애틋하진 않을지도 모른다

 

못해드려서

너무나 못해드린 기억 밖에 없어서

날마다

시시때때로

엄마 생각이 나나보다

 

25. 3. 3 쓰다

 

금계국
<금계국 : 엄마생각>

 

 

 

'제이의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긴 병에 효자 없다  (1) 2025.05.10
이를 닦다가  (4) 2025.04.27
헤나와 엄마  (4) 2025.04.25
고단한 숨결을 뉘였다  (9) 2025.04.24
비가 주룩주룩  (2) 2025.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