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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의 방 : 짧은 시와 생각

집 청소하다가

by 올천사 2025.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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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일궈오던 농삿일을 접고

흙냄새 나는 시골을 떠나

엄마는

부산 동래에 이층주택을 사서

이사를 하셨다

 

이곳 저곳을 청소하던 날

필요물품을 사러 갔다 길을 잃어

새 집으로 돌아 갈 수 없는 길치인 나

나 보다 똑똑한 울엄마

나를 데리러 오셨다

 

정형외과 약 탓인지

내 혈압이 갑자기 올랐다

오메가3를 안먹어서 그런가 싶어

챙겨 먹었더니 하루만에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때는 몰랐다

 

엄마한테도 

오메가3를 사드렸다면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지진 않으셨을까

 

지금 알은 것을 그때도 다 알았으면

난 참 효녀였을 것이고

이렇게 애틋하진 않을지도 모른다

 

못해드려서

너무나 못해드린 기억 밖에 없어서

날마다

시시때때로

엄마 생각이 나나보다

 

 

25. 3. 3 쓰다

 

금계국
<금계국 : 엄마생각>

 

 

🌺 평생을 살아오시던 시골에 댐이 생긴다고 이주를 하라해서

하는 수 없이 평생 일궈오던 농사를 접으시고 부산으로 이사를 가셨죠.

몇해 주택에 사시고 아파트로 들어 가셨지만 시골생활과는 비교가 안되게 상황은 나빴죠.

그러다 갑자기 쓰러지셨는데 뇌졸중이라고.. 

오빠는 전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서울로 헬기로 모시려했지만 이미 늦었다고 하시는....

엄마, 미안해요.

같이 모시고 살았어야 했는데 엄마 혼자 사시게 해서 혼자 고독하게 쓰러지셨어요..

 

이 미안한 마음은 평생을 잊지못하고 이렇게 가슴이 아픈가봐요.

오메가3나 건강식품을 그때도 챙겨드렸더라면 그렇게 쓰러지진 않으셨을텐데

그런 생각을 못했던 나 자신을 탓합니다. 

지금 알은 것을 그때에도 알았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시간이 지나 알게 되니 깊은 회한만 듭니다.

 

엄마, 

엄마 생각은 하루종일 해요.

그냥 생각이 나요.

모든 일들 속에서 자동연결이 돼요.

엄마라면 어떻게 했을까, 엄마에게 이렇게 해드릴걸, 엄마는 왜 이렇게 못했을까 등등

모든 일들을 결부 시키며 엄마 생각을 합니다.

 

법륜스님은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엄마를 잡고 있으면 엄마가 좋은 데 못가고 구천을 떠돈다고.

그래서 마음 편하게 떠나시게 엄마를 생각하며 눈물지으면 안된다고 하십니다.

 

구천을 떠도는게 아니라 엄마도 나를 보며 산다면

이승이나 저승이나 같은 것이니 행복한 것 아닐까요?

나도 엄마 생각에 슬프거나 힘든게 아니라 반성하며 발전하고 더 행복하니까요.

 

엄마, 제 생각이 맞으면

오늘 밤 제 꿈에 찾아오세요.

발목수술후 엄마가 잘 안보여요.

보고싶어요 엄마.

 

-엄마가 제일 사랑하는 딸 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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