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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의 방5

집 청소하다가 평생을 일궈오던 농삿일을 접고흙냄새 나는 시골을 떠나엄마는부산 동래에 이층주택을 사서이사를 하셨다 이곳 저곳을 청소하던 날필요물품을 사러 갔다 길을 잃어새 집으로 돌아 갈 수 없는 길치인 나나 보다 똑똑한 울엄마나를 데리러 오셨다 정형외과 약 탓인지 내 혈압이 갑자기 올랐다오메가3를 안먹어서 그런가 싶어챙겨 먹었더니 하루만에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때는 몰랐다 엄마한테도 오메가3를 사드렸다면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지진 않으셨을까 지금 알은 것을 그때도 다 알았으면난 참 효녀였을 것이고이렇게 애틋하진 않을지도 모른다 못해드려서 너무나 못해드린 기억 밖에 없어서날마다시시때때로엄마 생각이 나나보다 25. 3. 3 쓰다 2025. 4. 28.
이를 닦다가 이를 닦다가찬물로 입안을 헹구는데 너무 이가 시렸다엄마는 이 시려운 찬물에 빨래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머리도 감으셨다이것쯤은 참고 견뎌야지 어릴때부터 나도 엄마따라 찬물에 익숙해서 견딜만한데 나이가 드니 이가 시리네울엄마는 어떻게 70평생을 꽁꽁 찬물에 그렇게 살아오셨을까25.2.24 쓰다 2025. 4. 27.
헤나와 엄마 헤나로 염색을 하다가엄마 생각에 울컥울엄마는시커먼 가루 염색약을 맹물에 개어 털이 쑹쑹 빠지고 닳아진 칫솔로 쓱쓱 흰머리에 바르셨다 내가 미리 나이들어 봤다면헤나를 해 드렸을 텐데 그때그 싸구려 오백원 짜리 염색약 머리는 새까맣게 물들여져도머리맡에 덤성덤성 세월은물들지 않았다 2025. 4. 25.
고단한 숨결을 뉘였다 고단한 숨결달빛조차 너그러운 이 밤또 하루를 살아낸 너는 누구보다 강했다.수없이 밀려드는 일들 속에서도포기하지 않았고,작은 숨 한 번도 허투루 쉬지 않았다.이제 이 밤은 너의 것조용히 눈을 감고,세상이 멈춘 이 고요 속에서자신을 꼭 안자. 괜찮았다고,충분히 잘했다고,내일의 해를 다시 찬란하게맞을 준비를 한다. 잘 살았다오늘도. 2025. 4. 24.
비가 주룩주룩 아침부터 비가 오락가락내릴듯 말듯 하더니오후 들어 주룩주룩 쏟아지는 것도 아닌오다마는 것도 아닌주르륵도 아닌하늘의 알림말 같은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이제 나 좀 보라고. 2025. 4. 22.